<제목 : 하늘 / 박노해 시. 윤민석 곡 / 기타연주.녹음.믹싱 백자>
1. 오늘 기타를 떠나보낸다. 이제 1시간 뒤면...
지난 10여년간 날 돌봐주고 내가 곡을 쓸때마다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며 응원해준 '오십원'. 그동안 비도 수없이 맞고, 눈바람도 맞고, 짙은 최루탄 내음도 맡았던 '오십원'. 노화로 인해 목소리는 많이 상했지만, 정이 들대로 든 나의 '오십원'... 녀석을 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녀석의 소리를 받고팠다. 하긴 그동안 '하나가 되어요'나 '하나되어 대행진' '탱크라도 구속해' 등 예전 인터넷 노래 발표들에선 나름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녀석의 마지막 녹음으로 '하늘'을 선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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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늘'... 윤민석 선배의 노래다. 박노해님의 시에 붙인 곡... 어린 시절 정말 깜짝 놀랐던 민중가요...
우리 민중가요 역사에서 윤민석이라는 위치는 참 대단하다. 내 나름 평가를 해본다면, 80년대 어둡고 장중한 분위기에서, 80년대 중반 비장한 투쟁가요 흐름이 이어지다가, 90년 초반 화려하고 밝은 민중가요들이 선풍적 분위기를 이끌기 시작한다. 이 80년 후반, 90년 초반의 민중가요 전환기에서 윤민석 선배의 역할은 참 컸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90년대, 그중에서도 90년 초반에 학생운동을 했던 이들이라면 윤민석 선배의 노래를 입에 줄줄 달고 다녔다.
'애국의 길' '전대협진군가' '전대협 찬가' '서총련 찬가' '백두산' '편지 시리즈' '친구 시리즈' '오통일이여' '광주여 무등산이여'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반미출정가' '사랑하는 동지에게' '서울에서 평양까지' '새세대 청춘송가' '결전가' '연대투쟁가' '전사의 맹세 1,2'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통일이 되면' 등...
또, 2000년 초반에는 송앤라이프를 열어 '기특한 과자' '또라이 부시' '퍼킹유에스에이' 등으로 세상을 강타했다. 탄핵때는 '너흰 아니야' '대한민국 헌법제1조'로 광화문 수십만의 촛불바다를 넘실거리게 했다.
나는 늘 그는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늘 내게 자극을 준다. 심지어는 열등의식까지...ㅠㅠ 이런 훌륭한 음악인을 곁에 두고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축복이 아닌가 싶다.
3. 방금 윤민석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제쯤 쓴 노래냐는 질문에... 88년인지 89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당시에 Am6라는 코드는 민중가요 노래패에게 정말 깜짝 놀랄 코드였다. 물론 어린 시절엔 대략 무시하고 Am 만 쳐댔다.ㅠㅠ
암튼... 80년 후반에 써진 이 노래... 그 내용은 그로부터 근 20여년이 지나오는 오늘에도 현재적 의미를 갖는다.
여전히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노동의 굴레에서 허덕이고 있다. 여전히 가진자들은 성장후 분배라는 오래된 껌을 짝짝~ 씹어대고 있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의 노동을 불안하게 만드는가... 무엇이 이토록 민중의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가... 부화가 치밀어 오른다... 땅 따먹던 사람이 또 삽질하겠다는 세상... 아득한 희망은 그 삽질하는 사람에게조차 희망을 걸게 만들고 있다. 참 쓸쓸한 일이다. 뒤집어 엎어야할텐데... 그래서 진짜 하늘인 백성이 진짜 하늘이 되는 세상이 열려야 할텐데... 많은 질문들이 머리속을 헤집고 있다.
하늘
박노해 시. 윤민석 곡
우리 세 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나의 하늘이다.
1절
프레스에 찍힌 손 가슴에 부여안고 / 병원으로 갔을 때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 하늘이다.
두 달 째 임금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 경찰서에 끌려가
죄없는 우리를 감옥 넣는다는 / 경찰 나리들은 항시 두려운 하늘이다.
(*)나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하늘이 되나 / 힘없이 살아온 내가
우리아가에게는 그 사람에게만은 / 흔들리는 작은 하늘이것지
아 우리도 하늘이 하늘이 되고 싶다. /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서로를 받쳐주는 / 아 우리도 하늘이 하늘이되고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되는 / 그런 세상이고 싶다.
2절
죄인을 만들 수도 살릴 수도 있는 / 판검사님과
관청에 앉아서 흥하게도 망하게도 / 할 수 있는 관리들은 겁나는 하늘이다. (*)